올리브산(예수님 승천 경당) | |
작성일 : 2015-12-22 조회 : 4163 | |
예루살렘 동쪽에는 올리브 산이 있다. 구약성경은 올리브 산을 ‘동쪽 산’이라고도 불렀다(에제 11,23 즈카 14,4 참조). 해발고도 약 820미터로서, 갈릴래아 지방 타보르 산 보다도 높다. 다만, 예루살렘 도성이 700~750미터 고지대에 위치하기에, 올리브 산은 상대적으로 동네 야산처럼 낮게 보인다. 예전에는 올리브 나무들이 산을 덮을 만큼 우거졌으나, 서기 1세기 로마 시대에 열혈당원들을 진압하던 티투스 장군이 많이 잘라 버렸다. 또 근대에는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이 집을 짓느라고 대거로 잘랐고, 부활을 기다리며 잠든 유다인들 무덤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올리브 산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만, 키드론 골짜기로 이어지는 기슭에는 여전히 올리브 나무가 무성하다. 올리브 산에는 구약과 신약의 역사가 공존한다. 고대 유다 전승은, 대홍수 때 노아가 방주에서 내보낸 비둘기가 올리브 산에서 올리브 잎을 따왔다고 전한다(창세기 라바 33,6). 임금들에게 부은 거룩한 기름도 올리브 산에서 얻었다. 다윗은 압살롬의 반역을 피해, 올리브 고개를 울며 넘었다(2사무 15,30). 기원전 6세기 초반에는 ‘하느님의 영광’이 타락한 예루살렘과 성전을 버리실 때, 마지막으로 올리브 산에 머무르셨다(에제 11,23). ‘하느님의 영광’은, 구약에서 주님의 발현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모세가 주님께 당신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청한 탈출 33,18-23에도 ‘주님 영광’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즈카르야는(14,4-8) 주님의 날에 하느님이 올리브 산 위에 서시면, 산이 반으로 갈라지고 동서로 넓은 골짜기가 생기리라 선포한다. 그러면 예루살렘에서 생수가 솟아, 절반은 동쪽 바다로(사해死海), 절반은 서쪽 바다로(지중해) 흐를 것이다. 올리브 산은 위치적으로도 해 뜨는 동쪽에 있으면서, 그 뒤편으로 광야를 끼고 있다. 그래서 생명과 죽음을 가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구약 시대에는 하느님의 영광이 올리브 산에 머무셨듯이, 신약 시대에는 예수님이 올리브 산을 즐겨 찾으셨다. 이곳에서 예루살렘 입성을 시작하셨고(마태 21,1-11 요한 12,12-19 등), 측은지심의 눈물로 예루살렘의 몰락을 슬퍼하셨다(루카 19,41-44). 성전에서 가르치는 동안 올리브 산에 묵으셨으며(루카 21,37), 산 기슭에 있는 겟세마니에서 대사제 무리에게 체포되셨다(루카 22,39-53). 히에로니무스는, 예수님이 승천하신 곳 또한 올리브 산이므로(사도 1,9-12) 빛과 부활의 상징이라 강조했다. 올리브 산 정상에는 팔각형으로 봉헌된 ‘승천 경당’이 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사십 일 뒤에(사도 1,3) 하늘로 오르신 사건을 기념한다. 주님은 이곳에서 사도들에게 성령을 보내 주실 것을 약속하셨다(사도 1,6.9). 사도행전이(1,12) 승천 장소를 올리브 산으로 기록했고, 루카 복음도 근거가 되어 준다(24,50-51: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베타니아 근처까지 데리고 나가신 다음…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베타니아가 올리브 산 정상에서 가까운 동편에 있기 때문이다. 승천 경당에서 차로 3분 거리다. 다만, 지금은 베타니아가 팔레스타인 분리 장벽으로 막혔기에,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한다. 예수님 승천을 기념한 최초의 성당은, 서기 4세기 후반 경 로마의 귀부인에 의해 세워졌다. 그때는 지붕 없이, 승천을 기념하도록 하늘을 향해 열려 있었다. 그러나 7세기 페르시아 침공으로 파괴되었으며, 그 뒤 재건된 성당은 11세기 아랍 모슬렘 군에 의해 무너진다. 십자군 시대에도 재봉헌되었으나, 12세기 후반경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되어 오늘에 이른다. 지금도 승천 경당 안에 들어가면, 메카 방향을 알려 주는 ‘미흐랍’이 붙어 있다(모슬렘들은 메카를 향해 기도해야 하므로, 사원에는 항상 미흐랍이 있다). 경당 안에는 또 작은 바위가 남아 있는데, 승천하실 때 예수님께서 디딘 곳으로 전해진다. 비록 이슬람 사원에서 관리하는 경당이지만, 승천 대축일에는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전례를 할 수 있다. 하늘에 올라 하느님 오른편에 앉으신 예수님은(마르 16,19), 오순절이 되자 약속대로 성령을 보내 주셨다(사도 2,1-13). 그리고 승천 경당은 오늘도 변함 없이,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시리라는 재림의 희망을 상기시켜 준다(사도 1,11).
출처 : 가톨릭신문 “이스라엘 이야기” 김명숙(소피아)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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